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년간 취소와 연기 가능성 소식을 반복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7월 개최됐다. 8월 초 올림픽이 폐막되고 2주 뒤,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벌이는 스포츠 축제인 패럴림픽이 이어 개최됐다. 1948년 참전 중에 척추손상을 받은 상이용사들이 모여 휠체어 경기를 하는 대회로 시작한 패럴림픽은 1976년에는 척수손상뿐 아니라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로 문호가 확대됐고, 1988년 서울에서 개최된 올림픽부터 패럴림픽은 올림픽이 열린 바로 그 도시에서 여는 전통이 시작됐다.
도쿄 패럴림픽 중계를 보며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선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패럴림픽에서는 장애로부터의 한계를 온전히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만 극복한 사람이 모여 경쟁을 한다. 실생활에서는 과학기술 발전으로 장애로부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 가능하다. 우리 뇌는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 정보를 처리해 가장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우리 몸에 신호를 내려 보낸다. 그런데 정확한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감각 장애가 발생하고, 척수손상 등으로 뇌에서 보내는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적 장애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과학자들은 뇌가 어떻게 외부 환경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며, 처리된 정보를 몸에 어떻게 전달하는지 연구한다. 이런 기초연구를 통해 축적된 지식은 뇌공학자의 손을 거쳐 기술로 거듭난다. 예를 들어 우리 눈이 어떻게 빛을 감지하는지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뇌공학자는 인공망막을 만들어 시각장애인이 다시 세상을 보도록 도와준다. 뇌공학자는 척수손상 등으로 인한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2009년 많은 관객이 환호한 영화 ‘아바타’ 속 주인공은 사고로 휠체어 신세를 지는 신체적 장애를 갖게 됐지만, 주인공의 뇌 신호에 따라 작동하는 아바타는 신체적 장애 없이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이처럼 인간의 뇌 신호를 측정하고 이 신호로 다시 정교하게 기계를 작동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신체적 장애로 고통받는 많은 장애인에게 큰 희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