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서 타깃된 ‘양강’ 尹 군복무자 주택 청약 가산점 관련 유승민 “尹 공약 표절 사과를” 맹공
하태경은 또다시 洪 겨냥 날선 비판 “대선 후보 된 것처럼 말한다” 직격
군소 주자들, 주목도 올리기 안간힘 2차 컷오프 앞두고 TV토론 등 집중
이른바 ‘2강 1중’ 구도로 흐르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판에서 양강 주자들이 다른 주자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안보 공약을 표절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고, 첫 TV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를 거세게 밀어붙였던 하태경 후보는 재차 홍 후보를 겨냥해 일침을 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홍 후보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는 유 후보는 윤 후보의 공약 표절 의혹을 정조준했다. 유승민 캠프 권성주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윤 후보가 어제(22일) 발표한 안보 공약은 유 후보의 공약”이라며 “42명 정책자문 전문가 영입의 결과물이 표절이라니 참 안쓰럽다”고 꼬집었다. 권 대변인은 이어 “공약 표절이 비판받자 윤석열 캠프에선 ‘발표 시점이 아닌 실현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냈다”며 “불공정과 몰상식의 캠프가 따로 없다. 노래를 표절해도 잘 부르면 그만이고, 기술을 베껴 써도 상품만 잘 만들면 문제없단 건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제 발표한 공약이 유 후보의 공약임을 알았었다면 명백한 표절이고, 베껴 쓴 줄도 모르고 써준 대로 읽은 거라면 재앙 같은 ‘A4 대통령’ 복사판”이라며 “더 늦기 전에 공약 표절에 대해 정식으로 사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날 윤 후보는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발표하면서 군 복무자들에게 주택청약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 후보는 곧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남의 공약을 그대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하면 양해라도 구하는 게 상도의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윤석열 캠프는 “군 복무자 청약 가산점 부여 문제는 이미 정치권에서 논의돼 온 사안”이라며 “공약 발표 시점의 선후를 두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청년의 희망을 공약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 측 반발은 계속됐다. 유승민 캠프 민현주 대변인은 “세간에서 윤 후보를 ‘윤도리코’(복사기 등 사무기기 제조업체 신도리코와 윤 후보의 성을 합성한 단어)라 비난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는가”라고 비꼬았다.
‘빅4’ 진입을 노리는 원희룡 후보 측도 윤 후보 측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윤 후보 캠프는 지난번 비전발표회부터 시작해 우리 공약을 수차례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원 후보는 ‘급조한 것으로 원조를 이길 순 없다’는 자신감으로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국민께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후보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홍 후보를 두고 “본인이 (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다 된 것처럼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1차 합동 TV토론회에서 홍 후보에게 검찰의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입장을 집중 추궁해 홍 후보가 곤욕을 치르게 한 바 있다. 당시 홍 후보는 ‘과잉 수사였다’는 기존 발언에서 물러서지 않았다가 보수 지지층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는 ‘조국수홍’(‘조국수호’에 홍 후보의 성을 합성한 단어)이란 패러디가 퍼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결국 SNS를 통해 “조국 수사’에 대한 제 평소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다”고 백기를 들었다.
이날 오후 당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2차 토론회에서도 윤, 홍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주 타깃이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무래도 지지율이 높은 주자들을 때려야 본인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가고, 공격이 먹혀들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8명은 내달 8일 후보 4명을 남기는 2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네 차례 TV토론회를 더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