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화천대유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검은 돈을 받진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자산’을 쌓으려다 사고를 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에 근거한 가장 개연적인 시나리오는, 이재명 시장이 제 임기 안에 ‘치적’을 쌓아 대권가도에 필요한 정치적 자산을 마련하려다가 사고를 쳤다는 것”이라며 “검은 돈을 받았을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욕망은 돈보다 권력에 있어 보인다”고 적었다.
그는 이 지사의 스타일이 추진력이 있지만 반대로 무리한 속도전을 벌이는 탓에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민원을 거의 실시간으로 해결해주는 것으로 자신의 추진력을 과시하는 게 그분의 스타일. 주민들 입장에서는 좋아할 수밖에 없지요.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면서 “다만, 일이 더딘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인데, 그것을 무시하고 마구 추진력을 발휘하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이번에도 3년 반 만에 개발을 끝내고 분양에 들어갔으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화천대유 등 민간투자자들이 4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배당금을 가져간 것에 대해 이 지사가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수익구조가 이렇게 짜인 것을 본인은 몰랐다는 얘기거든요. 아울러 천화동인이나 뭐니, 과거에 구속됐던 토건족을 비롯한 이상한 개인들이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다는 사실도 몰랐고. 최측근이 토건족들과 짜고 친 고스톱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이재명 시장이 몰랐다면,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대로 공익환수를 하는 것’보다는 ‘공익환수를 했다는 홍보’에 정신이 쏠려 있으니, 측근에게 눈 뜨고 당한 것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대이 치적이라 자랑하는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몰랐다는 것은 좀 납득하기 힘든 게 사실이죠. 알고도 방치했다면 배임의 책임을 피할 수 없겠죠”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말이 공익환수지, 5000억원은 민간개발을 했어도 얼마든지 기부채납을 통해 받아낼 수 있는 액수”라면서 “그러니 그가 자랑하는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란 아무 근거 없는 허구, 나쁘게 말하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었다는 이 지사 측 발언도 문제 삼았다. 진 전 교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우기는데, 애초에 리스크라고 할 게 없었다”면서 “지주 작업과 인허가는 관에서 해주었으니, 그들이 져야 할 리스크는 하나도 없었던 셈입니다. 아무튼 민관합동 개발이라, 땅을 가진 이들은 평당 600짜리 땅을 300에 강제수용 당했답니다. 손해를 본 셈이지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관주도 사업이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해갔으니, 입주민들은 아파트를 원래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사게 됐죠. 결국 이들도 손해를 본 셈”이라면서 “결국 원주민과 입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 6000억이 정체불명의 인간들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불로소득을 뿌리뽑겠다고 하더니, 대장동 땅속 깊이 불로소득의 바오밥 나무를 박아놨다”면서 “이게 이재명의 공정이고, 이게 이재명의 평등이고, 이게 이재명의 공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식 사이다 행정의 탄산값...6000억원”이라면서 “탄산음료란 게 원래 몸에 해로운 것이다. 아주 가끔 마시면 모를까, 생수 대신에 사이다를 마시며 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