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사실상 일축하면서도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종전선언은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쟁의 불씨로 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리 부상이 담화를 발표한 지 7시간 만에 나왔다. 기조는 김 부부장의 담화가 리 부상의 담화보다 온건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리태성 부상의 담화는 미국을 향한 것이고 김여정 부부장은 남쪽에게 한 것으로 대상별로 구분해 담화를 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담화의 핵심은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책임이 남쪽과 미국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북한의 담화문에 대해 “조건이 붙어 있다는 것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서로 대화와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며 “결과적으로는 미국을 향해서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미국을 방문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문재인정부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섣부른 정치적 행보, 대외 외교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이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인 북한이 이것(종전선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면 외교적으로 성급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