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누적 사망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24일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0만1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70만2900여명), 브라질(59만3000여명), 인도(44만6300여명), 멕시코(27만4100여명)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숫자다.
러시아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도 무려 735만4900여명으로 미국, 인도, 브라질, 영국에 이어 5위를 기록 중이다. 누적 확진자는 영국이 756만5800여명으로 러시아보다 20만명 이상 더 많지만, 누적 사망자는 영국이 13만5800여명으로 러시아보다 6만명 이상 더 적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코로나19 치명률이 상당히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러시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9000∼2만명, 신규 사망자 수는 700∼800명을 꾸준히 유지하며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의 경우 △17일 1만9905명 △18일 2만329명 △19일 2만174명 △20일 1만9744명 △21일 1만9179명 △22일 1만9706명 △23일 2만1438명로 집계됐다. 1만9000명대에서 좀 줄어드나 싶었는데 도로 2만명 이상이 됐다.
하루 사망자의 경우도 △17일 791명 △18일 799명 △19일 793명 △20일 778명 △21명 812명 △22일 817명 △23일 820명으로 700명대를 넘어서 800명대가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820명이란 하루 사망자 수치는 지난 8월 26일 이후 최다에 해당한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러시아가 왜 이렇게 고전하는 걸까. 백신 최초 개발 여부와 무관하게 러시아의 접종율은 낮은 편이다. 이날 현재 접종률이 28%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스푸트니크V는 효능이 좋지만 정작 러시아 국내에 보급된 물량이 적어 접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일각에선 애초 스푸트니크V의 효능을 과장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0%를 훌쩍 넘는다는 홍보에 기꺼이 백신을 맞았는데 정작 예방효과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남미 지역 지부에 해당하는 범미주보건기구 관계자는 “백신 제조사들은 제품이 생산되는 장소가 통상적인 백신 생산 표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데 러시아 백신 공장이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생산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어 “스푸트니크V 백신을 생산하는 공장도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승인 절차를 재개하려면 드러난 문제를 시정하고 WHO에 새로운 실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