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자산관리사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32)씨가 실수령액은 28억원이며, 건강이 악화할 정도로 열심히 일해 받은 돈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는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고도 털어놨다.
곽씨는 26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뿐”이라며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화천대유가)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설계의 문제냐,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날 언론 보도에서 그가 화천대유로부터 수령한 액수가 50억원으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선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화천대유와) 체결했다.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원 지급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됐다”며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2021년 4월 30일경 제 계좌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곽씨는 “입사할 때부터 약속됐던 금액은 아니었다”며 “모든 임직원이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고, 구체적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곽씨는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 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며 “회사가 이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면 저도 성과급 등으로 이만큼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저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도 했다.
이어 곽씨는 자신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월급도 공개했다. 2015년 6월 입사한 그는 2018년 2월까지 매달 233만원, 2018년 3월∼9월엔 333만원, 이후 2021년 1월까지는 383만원의 세전 급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화천대유 입사 과정과 관련해 곽씨는 “아버지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김씨는 머니투데이 기자 출신이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로 추정된다. 김씨는 곽 의원과 성균관대 동문으로,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는 부친인 곽 의원이 자신이 28억원을 수령한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화천대유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셔서 급여랑 성과급 등을 말씀드렸다.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하고, 제가 책임지고, 제가 그려왔다”고 강조했다. 곽씨는 “이 돈은 모두 제 계좌에 있고, 제가 화천대유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곽씨는 “열정으로 가득했던 저는 어떻게 하면 월급을 더 받고,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고, 주식이나 코인 같은 것들에 투자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오너에게 인정받도록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회사를 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기침과 이명, 어지럼증 등 증세를 보이다 갑작스레 쓰러진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가정의 가장으로, 딸을 가진 아빠로써 힘든 결정이었지만 더 이상 회사를 다니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퇴사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곽씨가 화천대유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여권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곽 의원의 출당 조치 등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곽 의원에 대한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검사 출신인 곽 의원은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고,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을 거쳐 2016년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