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추격 주자들은 각자 약점을 보완하는 행보로 2차 컷오프 대비에 나섰다. 홍준표 후보는 ‘여성 정책’ 공약 준비에 집중했고, 유승민 후보는 ‘TK(대구·경북) 표심’ 잡기에 힘을 쏟았다.
홍 후보는 이날 여성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예정했다가 발표 일정을 조율하면서 공약을 좀 더 다듬자는 취지에서 회견을 연기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는 추후 발표하게 될 여성 정책에 대해 “대전제는 ‘우리는 여성주의도 반여성주의도 아닌 오직 휴머니즘, 그리고 페미니즘의 복원으로 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여성 지지율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여심 사로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 ‘돼지 흥분제’ 등 발언이 논란이 됐던 홍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에 “사소한 말 몇 마디로 오해하고 있는 여성층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성 부문 공약을 총괄 정리해서 발표하려 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대구를 찾아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유 후보는 이날 대구 북구을 당원협의회에서 당원간담회를 진행한 뒤 “대구에서 태어나 학교를 나오고, 대구에서 정치한 후보는 저밖에 없다”며 “대구·경북 시·도민께서 저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풀릴 때까지 계속 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다섯 번째 TK 방문으로,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의 ‘배신자 프레임’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2차 경선(여론조사 70%, 당원투표 30%)에서 최종 경선(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으로 갈수록 당원투표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유 후보에겐 보수층의 마음을 되돌리는 게 지지율 상승의 관건이다.
최근 강성 보수층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는 최재형 후보도 안보 행보에 나섰다. 최 후보는 이날 인천에서 천안함 피격 사태 당시 수색작업 중 침몰한 인천 98금양호 위령탑을 찾아 추모한 뒤 “국가의 부름, 사회공동체의 위급 상황에 선뜻 나서신 평범한 이분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의인이요, 진정한 영웅”이라고 했다. 최 후보는 또 저출산 극복 대책으로 임산부 바우처의 최대 200만원 지원과 난임 휴직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원희룡 후보는 돌봄 부담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도입하고 가족 돌봄휴직의 신청 사유를 확대하는 등 아이돌봄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설전 방어에 주력했다. 윤 후보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유 후보 캠프가 논평을 통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기자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한 차례 발언하고, 그 대규모 캠프의 논평도 단 한 차례만 발표했다’며 거짓뉴스를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 캠프 권성주 대변인이 이날 “윤 전 총장은 전날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 간의 ‘화천대유 박영수 고문(전 특별검사) 의혹’ 관련 상호 토론에 뜬금없이 찬스 발언으로 끊고 들어와 판검사를 두둔하는 말을 했다”며 윤 후보가 법조계 선배 눈치를 본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