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12∼17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는 않기로 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4일 출입기자단 설명회에서 "12∼17세 연령층에서는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월등히 크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홍 팀장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의 이득과 접종하지 않았을 때 감염 위험 등은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소아는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든지 또는 접종 이득이 크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저질환(지병)을 가진 소아·청소년은 감염 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접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홍 팀장은 "건강한 소아 청소년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접종할지, 말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근거를 잘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접종을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객관적·과학적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는 접종 기회에 있어서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 배석한 전문가들 역시 소아·청소년 접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의 이득과 위험에 대한 평가는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게 사실"이라면서 "12∼17세 연령층은 코로나19 위험도가 가장 낮은 연령대인데 그 연령층에서의 접종이 보건학 측면에서 이득이 충분한 가에 대한 문제는 국가 상황에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소아라고 하더라도 (접종에 따른 위험과 이득을 비교할 때) 이득이 더 많은 것으로 계산했는데 환자 발생이 많다면 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사견임을 전제로 "개학을 하고 아이들의 대면모임이 많아진다면 어른들이 접종했더라도 아이들을 다 보호하기는 어렵다"며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끼리 모인 상황이라 그 안의 발생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이 부분이고 다른 연령층이나 다른 접종 대상군처럼 접종 목표를 갖고 할 대상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위험과 이득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개별로 선택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12∼17세 연령층을 포함한 4분기 접종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6월부터 12∼15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최근 논의 끝에 12∼15세 청소년 접종을 허용하되 2회가 아닌 1회만 접종하는 것으로 권고했다. 이는 한 차례만 접종해도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을 대부분 얻을 수 있는 반면 2회 접종 시에는 부작용 위험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 팀장은 "해외 국가 사례를 잘 참고해서 실제 접종할 백신의 종류와 접종 횟수 등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