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7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한층 유화적 손짓을 보내면서 종전선언 제안에도 긍정적 태도를 유지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저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반토의 연설을 마친 뒤 연합뉴스 등 몇몇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년 연속 종전선언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입장이 다 나오지 않았느냐"라고 답했다.
특히 김 대사는 유엔 무대에서 전 세계가 듣는 가운데 주변국들을 먼저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사는 유엔 연설에서 북한의 전쟁억지력 수단을 과시하면서도 "그러나 그러한 수단을 누구를 겨냥해 쓰고 싶지 않으며, 다시 말해 미국이나 남조선 등 우리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절대로 침해하거나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콕 집어 안보 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인 언급으로, 그만큼 남북 및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작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한국 또는 미국을 전혀 거론하지 않으면서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과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또 연설 직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쏘아 올려 그 의도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김 대사는 특파원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연설 메시지와는 "(연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연설에서 보여준 북측의 전향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과 북미 사이의 대화 진전을 무조건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대화는 물론 관여와 협력을 지지한다"면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목표는 그대로 남아있음을 강조할 가치가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김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의 무기 개발 및 배치를 비난하면서 "그들이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하는 것과 동등한 무기체계를 개발, 제작, 시험, 보유하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당한 권리"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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