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한글날을 맞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유물 중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시기에 간행한 서적 ‘석보상절’ 초간본 2권을 30일부터 최초로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아울러 박물관 소장품 중 지난 6월 종로구 인사동 유적에서 무더기로 나온 조선전기 금속활자와 흡사해 1434년에 만든 활자 ‘갑인자’(甲寅字)로 추정되는 한자 금속활자 152점도 함께 전시한다.
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중근세관 조선1실에서 선보이는 석보상절은 권20(사진)·21이며, 앞서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서 공개된 석보상절 권11과는 다른 책이다.
보물로 지정된 권11은 활자본을 보고 후대에 목판을 제작한 뒤 찍은 책이고, 지정문화재가 아닌 권20·21은 초기 활자본이다.
석보상절은 세종 부인인 소헌왕후 심씨의 명복을 빌고자 간행한 서적이다.
세종 아들이자 훗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이 세종의 지시를 받아 여러 책에서 부처 일대기와 설법에 관련된 내용을 뽑은 뒤 우리말로 번역했다.
초간본 간행 시기는 1447년이며, 전체 분량은 24권이라고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석보상절 권20·21에 대해 “세종 시기에 만든 한글 활자와 갑인자로 찍은 초간본”이라며 “보물로 지정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권6·9·13·19와 동국대 도서관 소장본 권23·24와 같은 판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보상절 권20·21은 그동안 연구자들 사이에서만 존재가 알려졌고, 일반인이 볼 기회는 거의 없었던 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