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천대유 다른 직원도 판교 미분양 아파트 가져갔다

세계일보, 등기부등본 대조로 확인

박영수 전 특검 딸 분양받은 곳
정식 분양 후 매입 경위 불투명
나머지 20여가구 소유주도 의문

전 직원 기본 퇴직금 5억원에
인근 분양 성과금 배분도 약속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30일 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남=하상윤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분양받은 아파트 단지에 또 다른 직원도 분양 취소분 아파트의 분양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천대유는 직원들을 상대로 계약 취소 등의 사유로 미분양이 된 아파트를 희망자에 한해 분양권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식 분양 종료 후 분양권을 사들인 이들의 매입 경위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30일 세계일보가 화천대유 직원 명단을 단독 입수해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1·2단지의 등기부등본 등과 대조한 결과, 화천대유 소속 A씨가 2019년 3월 1단지의 분양권(84㎡)을 매입했다.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는 2019년 12월 1차 분양을 실시, 이듬해 2월 계약 취소분 등 미분양 142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 방식으로 한 번 더 분양했다. 최초 분양 경쟁률은 평균 2.9대 1이었으며 일부 평형대는 20.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마지막까지 남은 45가구 중 24가구를 가져갔다. 최근 2015년 6월 입사한 박 전 특검의 딸이 A씨와 같은 단지의 아파트 중 화천대유가 소유한 아파트를 초기 분양가격대로 분양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7억원 전후로 분양된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84㎡ 기준)는 최근 호가만 15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이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자산관리사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는 직원들을 상대로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을 신청하라고 독려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화천대유는 공급받은 5개 택지의 주택사업에 참여해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974가구), 판교더샵포레스트(990가구), 판교SK뷰테라스(292가구)의 시행을 맡았으며 판교더샵포레스트에서도 일부 직원들이 분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 신청은 개별적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8월 퇴직금으로 30억원가량을 수령한 B 전 전무가 미분양 아파트 분양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1·2단지 등기부등본 전수조사 결과 A씨와 비슷한 시기에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한 사례는 31건으로, 8건 소유주의 나이가 2019년 기준으로 35세 이하였다. 이들 중 최연소는 27세였으며 미국·캐나다 국적을 보유한 사례도 있었다. 화천대유 측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한 본지 확인 요청에 “박영수 전 특검 따님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 그리고 일부 직원이 분양받은 사실 이외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화천대유는 또 전 직원 상대로 5억원의 기본 퇴직금 약정에 이어 분양이 진행 중인 판교SK뷰테라스 실적에 따른 추가 성과금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 실현이 본격화되자 전무·상무 등 임원급과 달리 성과금을 약정받지 못하고 입사한 실무자급 직원들을 상대로 제공한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판교SK뷰테라스는 대장지구에서 공급되는 마지막 중소형 브랜드 단지로, 성남시 역대 공동주택 분양가 사상 최고인 3.3㎡당 평균 3440만원으로 책정됐다. 업계에서는 완판 기준으로 화천대유가 약 1000억원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