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금융권 구석구석까지 확대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 ‘6%대’를 사수하기 위해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카드, 보험, 농협상호금융 등에 이어 최근에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산림조합과 지방은행도 관리하고 나섰다. 인터넷은행도 정부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관리에 적극 협조하는 가운데 새로 출범한 토스뱅크가 대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금융당국과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일 산림조합중앙회 여신 담당자를 불러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은행권과 농·축협 상호금융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산림조합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데 따른 조치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2일부터 일반 신용대출 상품 최대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1억원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한도는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중금리 대출인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 최대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또 시중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신용대출 3개 상품에 대해 대출 한도를 ‘개인 연 소득 이내’로 축소하는 조치를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그간 케이뱅크는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대출 한도를 유지해 왔다. 이는 1년 넘게 대출이 전면 중단됐다가 지난해 7월에서야 영업이 정상화된 사정이 참작됐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조정해 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동참하면서 중저신용 고객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혜택은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5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대출 난민들의 새로운 피난처가 될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3일 기준 토스뱅크 홈페이지에 게시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2.76∼15.00%로, 한도는 최소 100만원, 최대 2억7000만원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3∼4%대 수준으로 뛰었고, 최대한도가 크게 줄어 사실상 억 단위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이런 대출조건은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출범 초기인 만큼 토스뱅크는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전망이다. 다만, 은행권 공통으로 적용되는 신용대출 한도 ‘연 소득 이내’ 제한조치는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측은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에 공감하며 금융당국 방침을 고려해 영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