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국내보다 해외서 더 찾는다

코로나로 전세계 ‘홈쿡’ 트렌드 확산
신라면, 3분기까지 해외매출 54%
출시이후 첫 국내·해외 매출 역전

삼양은 2020년에 해외매출 절반 넘어

‘K-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홈쿡’ 트렌드가 번지면서 매콤한 맛을 앞세운 한국 라면에 대한 인기가 함께 높아졌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한국 라면이 전례없이 주목받으면서 라면업계는 현지 공략을 더욱 가속화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5일 농심은 올해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3700억원으로 전체 매출 6900억원의 53.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986년 신라면이 출시된 이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은 이 추세대로라면 신라면의 올해 해외 매출은 5000억원, 전체 매출은 총 9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등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57%를 나타냈다. 해외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해외부문의 연평균 성장률은 41%다.

국내 라면시장은 수년째 2조원 초반대로 정체 상태인 반면 해외에서 한국 라면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억1968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늘었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 3억208만달러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다.

한국 라면의 인기를 누리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집에서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홍보 효과도 누렸다. 지난해 신라면이 뉴욕타임스 등의 매체에서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꼽히는 등 한국 음식에 대한 주목도는 월등히 높아졌다.

농심은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며 “특히 지난해 세계적으로 외식보다 내식을 선호하는 ‘홈쿡’ 트렌드가 번지며 주목을 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 시설과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농심은 올 연말 미국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멕시코, 남미 지역까지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 내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도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삼양아메리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 입점을 완료한 것을 비롯해 메인스트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와 함께 맞춤형 제품을 선보여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 미국, 중국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