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에 자리한 내장산 국립공원은 국내 대표적 가을 단풍 명소다. 멀리서 보면 울긋불긋한 산 전체가 같은 나무, 같은 색으로 보이지만 숲에 들어가면 당단풍, 좁은단풍, 털참단풍 등 다양한 단풍나무와 고로쇠, 왕고로쇠, 신나무, 복자기 등 11종의 나무들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이 중 수령 290년, 수고(높이) 16.87m 크기의 가장 크고 오래된 단풍나무는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이 돼 단풍 명소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내장산은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조선 4대 사고 중 유일본인 조선왕조실록을 전주 경기전에서 가져와 정읍의 선비 손홍록과 안의, 희묵대사 등이 목숨을 걸고 지켜냈다. 실록은 오늘날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의 가치를 잇고 있다.
◆수변길과 낭만 모래사장… 용산호 ‘체험·힐링’ 생태공원으로
내장산 북서부 기슭에 자리한 용산호 일대는 생태문화와 체험 콘텐츠를 접목해 생태·레저·휴양·치유 시설을 두루 갖춘 힐링 관광명소로 조성한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물빛에 투영하고 있는 용산호에는 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역색을 입힌 ‘미르샘 분수’를 올해 말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단풍잎과 구절초, 라벤더, 정읍사의 달을 상징하는 구(毬)와 용산호를 의미하는 용(龍), 정읍을 뜻하는 샘(井)이 어우러진 약 18m 높이의 조형 분수다. 특히 멀리서 바라만 보는 분수와 달리 물 위에 놓인 634m 길이의 데크를 통해 18m 높이의 조형 분수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다.
용산호 수변에는 국토교통부 지원을 받아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길과 대나무길, 데크길 등 수변 둘레길(3.5㎞)을 만들고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해 산책과 휴식을 누리는 친환경적 공간으로 꾸민다.
◆‘정읍사공원’ 새로운 야간 볼거리 명소로… 쌍화차거리도 활기
정읍시는 내장산 트라이앵글 관광벨트와 연계해 지역 곳곳에 분포한 역사문화 자원을 엮어 관광 효과를 도시 전역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내장산 관광이 ‘정읍사’의 역사를 간직한 정촌 가요특구와 인접한 정읍사공원, 아양산 일대로 이어지도록 관광 인프라 구축을 확대한다.
정읍사공원은 최근 ‘정읍사’ 설화에다 최신 실감 콘텐츠 기술을 융복합해 화려한 빛의 향연을 펼치는 야경 명소로 거듭났다. 기존 조형물을 활용한 ‘여인의 꿈’은 백제가요 정읍사 여인의 간절한 바람을 묘사했다. 운영 콘텐츠는 미디어파사드 기법과 홀로그램 극장, 디지털 테마공원 세 가지로 구성한다. 이밖에 건강한 향기가 가득 넘치는 도심 장명동 ‘쌍화차 거리’와 동양화 같은 소나무 숲에 수채화 같은 구절초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누구나 디카만 찍어도 작품이 되는 ‘구절초 테마공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 등을 연계해 오감을 만족하는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용관 정읍시 성장전략실장은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기 위해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특히 내장산리조트 관광지 등 주변 관광자원과의 효율적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