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팀장’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2012년 현지 콜센터 개설 뒤 범행…1세대 조직
'김미영 팀장' 조직 총책. 경찰청 제공

일명 ‘김미영 팀장’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으로 수백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진 ‘1세대 전화금융사기’ 조직 총책이 필리핀 현지에서 붙잡혔다.

 

경찰청은 2012년부터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뒤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조직 총책 A씨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현지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최근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2013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가 이 조직원 28명을 구속하는 등 다수를 검거했으나 A씨 등 주요 간부는 그간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지속해왔다. 경찰은 전화금융사기 등 해외 거점 범죄 대응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도피 중인 주요 경제사범에 대한 추적에 최근 힘을 쏟는 중이다. 

 

경찰은 A씨 조직 소속 주요 간부들에 대한 중요 첩보를 확보해 올해 2∼8월 정산, 통장확보 등 역할 맡았던 4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이들 검거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조직원 2명이 8월과 9월에 각각 코리안데스크에 자수했다. 

 

경찰은 국정원과 함께 총책인 A씨 검거를 위해 측근인 B씨에 대한 첩보 수집을 계속하던 중 주거지를 특정하는 데 이르렀고 지난달 25일 B씨를 붙잡았다. B씨는 조직에서 대포통장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후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현지 정보원과 함께 A씨 관련 첩보 수직을 계속했고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곳에서 A씨가 거주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가명 2개를 사용하며 그간 도피 중이었다. 코리안데스크는 2주간 잠복해 A씨 동선을 파악했고 이달 4일 필리핀 수사기관과 함께 그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2008년 해임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필리핀 대한민국대사관과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검거된 조직원들을 국내로 신속히 송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