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수소항만도시’ 협약식. 경기도 내 시·군을 대상으로 한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평택시였다. 협약은 2024년까지 6300억원을 투입해 평택항 일대를 수소복합지구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일대 21만㎡에 수소 생산과 액화, 수소연료전지 발전, 수소용기 제조기업, 유통센터를 결합한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배후항만단지에는 블루수소를 활용한 도시가 조성된다.
협약식에는 평택시와 경기도, 한국가스공사, 현대자동차, GS칼텍스 등 국내 공공·민간기관 22곳이 참석했다. “세계 최초의 수소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는 문재인정부의 친환경 수소항만 정책을 구체화한 것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시는 환경문제에 취약한 도시 구조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몰린 에너지시설에서 나오는 가스 등 냉매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시가 수소시대를 열어가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연구센터 등 배후단지 조성
평택시는 국내 반도체산업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평택에는 이미 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가 가동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53층 규모의 통합사무동을 짓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평택에는 2025년까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첨단산업 배후단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수원∼화성∼평택∼용인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구축돼 정부 ‘K-반도체 전략’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최근 격화한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은 평택에도 영향을 끼쳤다. 시는 전문인력 양성과 벤처 육성, 대기업 공동연구 등을 수행할 산학연구소 유치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유치 후보지는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단이다. 이곳은 기존 산단과 달리 상업·의료·주거·대학 등의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 7월 삼성전자, 카이스트(KAIST)와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평택시는 토지, 건물 등 인프라 구축과 행정 지원을 하고, 카이스트는 반도체 전문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연구센터를 브레인시티에 설립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카이스트 대전본원에 설립될 반도체 계약학과(가칭), 산단 연구센터와 산학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실시협약 등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창업타운 조성,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기술·문화 융복합 공간 조성 등의 사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해·경부선 연결로 서울까지 30분
평택은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로 떠올랐다. 교통 사각지대인 서부권은 이번 발표로 안중에서 서울까지 30분 만에 이동 가능한 교통 중심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서해선·경부고속선의 연결이다. 공사 중인 서해선 복선전철과 KTX가 통과하는 경부고속선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안중에서 서울까지 환승 없이 이동이 가능해 이동시간이 기존 1시간40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서해선 복선철은 북쪽으로 화성시, 남쪽으로 홍성군을 잇는다. 평택안중역(가칭)이 신설되는 등 다른 서해안 지역과도 연결된다. 경기 남부를 잇는 평택∼부발선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평택항에서 평택역을 잇는 포승∼평택 철도를 동쪽으로 이어 안성을 거쳐 이천 부발까지 연결한다. 평택에서 강릉까지의 이동시간은 1시간20분으로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