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조부모가 10살 미만 손주에게 1조3000억원 증여

“가계와 청년 자산양극화 부추기는 부의 대물림”

조부모가 자녀를 건너뛰고 손주에게 바로 재산을 증여하는 ‘세대생략 증여’가 급증하면서 최근 5년 동안 열 살 미만이 물려받은 돈이 1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2016∼2020년 연령별 세대생략증여 관련 증여세 결정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세대생략 증여 건수는 1만1237건, 증여재산가액은 1조7151억원이었다.

 

세대생략 증여 건수는 2016년 6230건, 2017년 8388건, 2018년 9227건, 2019년 1만434건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5년간 세대를 건너뛰어 증여된 재산 규모는 7조4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증여를 받은 사람이 10세 미만 어린이와 영유아인 경우가 1조2970억원에 달했다. 10세 미만 세대생략 증여는 2016년 1068건 1722억원, 2017년 1646건 2548억원, 2018년 1816건 3073억원, 2019년 1869건 3018억원, 지난해 1976건, 2609억원이다.

세대생략증여는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대생략 증여의 실효세율은 19% 수준으로 일반증여(18%)와 차이가 거의 없어 증여단계를 줄여 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전체 세대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20~29세 청년층으로 지난 5년간 2조2900억원가량을 조부모 세대로부터 증여받았다. 같은 기간 전체 세대생략 증여(7조4738억원)의 30%에 달하는 금액으로, 30~39세(1조322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상위 10% 구간의 증여재산가액은 3조3978억원으로 전체 증여재산가액의 4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가계와 청년의 자산 양극화를 부추기는 부의 대물림에 실효성 있는 과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