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주춤했던 각국 소비와 생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전 세계가 심각한 물류난에 허덕이고 있다. 물류난에 항공·해상 화물 운임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고 있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 물류비 상승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애로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Index)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9.74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인 5월의 8.70달러를 넘어섰고 1년 전과 비교하면 80% 상승했다.
물류비 상승은 산업계의 실적과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항공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많은 수출기업이 이용하는 해운운임 상승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날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원자재가격 및 해운운임 상승의 수출기업 체감 영향’ 리포트에 따르면 수출기업 523개사 중 66.9%의 기업이 해운운임 상승으로 수출에 차질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산업별로는 자동차·부품(83%), 섬유(81%), 석유화학(74%), 철강·비철(73%), 기계류(70%) 순으로 해운운임 상승에 의한 수출 차질 경험 비율이 높았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은 차질 경험 비율이 54.0%인 반면 중소기업은 68.2%로 해운운임 상승에 의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우+다소) 심각한 차질’ 비율이 중소기업 41.5%로 대기업(22.0%)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심각한 것은 이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해운운임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물류비 절감 방안에 관해 물어본 결과, 절반이 넘는 58.7%의 기업이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와 해운사, 항공사까지 나서 화물 운송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당분간 운임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묘안이 없는 것이다.
반면, 국내 유일의 원양 선사인 HMM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기와 여객기를 개조한 비행기로 화물을 나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화물 실적을 내며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은 3분기에도 흑자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