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과거사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했다. 퇴임을 앞두고 이스라엘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일 2차 세계대전 중 자행된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피해자를 추모하는 야드 바셈 박물관에서 ‘영원의 불’을 밝히고 헌화하면서 머리를 숙였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홀로코스트는 역사의 모든 국면에서 우리가 책임을 통감하는 사건”이라며 “독일이 홀로코스트 이후 이스라엘과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2019년 12월에도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 박물관을 찾아 “독일인이 저지른 야만적 범죄에 마음 깊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 80주기를 맞은 지난 6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해 “독일이 소련 지역에서 자행한 범죄로 수백만 가정이 받은 고통”에 대해 사과했다.
독일의 과거사 반성은 오랜 역사를 지녔다.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을 찾은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비에 젖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사죄와 화해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장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이 종료된 지 75주년인 지금도 독일 사법당국은 나치 전범을 추적해 재판에 회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