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원조는 바로 여기
○△□. 기훈(이정재 역)이 받은 오징어 게임으로의 초대장에 적혀있는 오징어 모양의 로고다. 선릉의 ‘오징어 풍경’에서는 정면으로 이 로고를 만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제대로 노린 것 같지만 사실 5~6년 전 우연한 계기로 완성해놓은 플레이팅이다. 싱싱한 오징어를 본래 모양 그대로, 지느러미부터 몸통, 다리까지 가지런히 커팅한 모습은 부위별로 다른 식감을 생생히 살려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눈으로 구분하며 먹으니 부위별로 다른 고유의 맛과 향이 제대로 느껴진다.
#불맛 솔솔 나는 오징어 숯불구이
코로나 시국에도 여전히 수많은 대기손님으로 장사진을 치는 곳. 을지로의 순대 전문점 ‘청와옥’이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개그맨 유재석이 홀로 순대국을 감칠나게 먹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유명해졌다. 잠깐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건 역시 탄탄한 맛 덕분.
청와옥은 순대국밥도 좋지만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 ‘동해오징어 숯불구이’를 빼놓을 수 없다. 불맛이 솔솔 입맛을 사로잡는다. 요즘 시대에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이를 내지만 맛은 그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다.
등장부터 온 식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진한 붉은빛의 양념 아우라. ‘이 테이블의 주인공은 나야’라고 외치는 듯하다. 싱싱한 오징어를 진한 고춧가루 양념으로 간하고 직화로 오징어 곳곳에 불맛을 꾹꾹 눌러담았다. 덕분에 감칠맛이 사방팔방 튀어나온다. 듬성듬성 자리를 지키는 불맛 입은 파가 초록빛의 향긋함을 감초같이 전해준다. 즉석에서 충남 새일미를 도정해 내는 새하얀 쌀밥에 오징어 한 점 올려먹으면 그 자리에서 밥 한 공기 뚝딱이다.
#통통한 몸통이 매력 ‘갑오징어’
우리가 익히 상상하는 오징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갑오징어. 삼각형으로 작은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 일반 오징어에 비해 갑오징어는 몸 전체가 얇은 지느러미로 덮여있다. 몸통은 넓고 도톰하다. 무엇보다 큰 몸통에서 나오는 탄탄한 식감이 일품이다.
갑오징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전주 가맥집 ‘전일갑오’. ‘가맥집’은 ‘가게 맥주집’의 줄임말로, 구멍가게 앞에서 갑오징어, 황태, 과자 등 간단한 안주에 맥주 한잔 하던 것에서 시작됐다. 이는 1980년대 전주에서 시작된 전라북도의 독특한 술 문화이자 전주 여행 시 필수로 들러야 할 명소다.
전일갑오는 현재 ‘전일슈퍼’로 이름을 바꾼 전주 가맥집의 명소다. 이집만의 노하우가 담긴 구이 방식이 ‘전일갑오’의 인기와 이름의 근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갑오징어는 살이 두툼해 말리기가 쉽지 않지만 전일갑오는 이걸 해낸다. 잘 말린 갑오징어의 몸통을 망치로 넓게 두드려서 부드럽게 만든다. 이어 연탄불에 살살 굽는다. 눈으로도 ‘바사삭’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깨소금과 간장, 마요네즈, 청양고추를 황금비율로 섞은 양념도 맛난 갑오징어를 완성하는 데 한몫한다. 맥주가 끊임없이 들어간다.
안양 학원가에서 작은 식당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 곳곳에 갑오징어 불고기로 이름을 날리는 ‘조가네 갑오징어’. 2002년 시작해 나름 20여년의 업력을 자랑한다. 조가네 갑오징어는 갑오징어 불고기가 메인이다. 큼지막한 무쇠팬에 갑오징어와 양파, 버섯, 청경채, 떡 등을 큼직큼직하게 썰어 맵게 양념한 불고기를 실시간으로 익혀먹는다. 한눈에도 갑오징어임을 알아볼 수 있는 묵직하고 두툼한 갑오징어 살. 기가 막힌 황금비율 양념과 깨소금 덕분에 맛이 정말 풍부하다. 사이즈에 맞춰 호방하게 썰어낸 야채들과 달달하게 잘 어울린다. 완벽한 양념은 K-공식 디저트, 볶음밥으로 남김없이 흡입해줘야 한다. 양념이 특별하니 만족도가 상당하다.
#만선호프
을지로 맥주전문점 만선호프는 신선한 생맥주에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인기 맥줏집이다. 수많은 안주 중 ‘오징어 이빨’은 별미 중의 별미. 불에 고소하게 익혀내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보는 맛, 씹는 맛, 불 맛 스리 펀치로 맥주 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