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습결손의 영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국어·영어·수학 중 국어의 성취도 하락이 눈에 띈다. 국어 우수생은 1년 새 5%포인트 넘게 줄었다.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적화한 단문에 익숙해지면서 독해력 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종로학원이 최근 발표된 교육과정평가원의 ‘2020년 고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2 학생의 ‘4수준’(우수) 비율이 국어와 수학, 영어에서 모두 하락했다. 평가원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 3%를 표집한다.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우수인 4수준에서 기초학력미달인 1수준까지 모두 4단계로 나뉜다.
◆교육당국 학습결손 우려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이 국어를 포함한 모든 과목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준하락을 유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가 누적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2만명을 넘어섰음에도 꾸준히 등교 확대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6일부터 거리두기 1~3단계 지역은 전면등교가 가능하며, 4단계는 최대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전면등교가 허용됐다. 올 1학기 등교율은 73.1%였지만 2학기 들어 3단계 지역의 전면등교가 시작된 9월6일 이후로는 평균 등교율이 78.8%로 올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0월부터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과 함께 등교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국가 전체적인 단계적 일상회복 기조에 맞춰 수도권 중심으로 추가 등교 확대, 교육활동 정상화 등 교육회복 내용과 수준, 적용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방역 당국, 교육청 협의와 교원 및 학부모 의견수렴도 거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한국어 열풍
한편 해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은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보급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해외에 설립된 세종학당 수와 수강자는 2010년 13개 나라 23개소 6010명에서 지난해 76개국 213개소 7만6528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 등 K팝의 인기와 함께 한류열풍이 거세면서 올해에도 세종학당은 82개국 234개소로 확대돼 8만명 넘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외국 학교도 늘고 있다. 2012년 해외 25개국 827개 학교 7만7712명이 한국어를 배웠는데, 지난해의 경우 39개국 1669개 학교에서 모두 15만9864명이 한국어 강의를 들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지원자도 2010년 10만6953명에서 2019년 37만5871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