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말이어서 헷갈려”…병명·증상 등 잘 구분해야

단어·발병부위 등 비슷…엉뚱한 병명 판단해 병 더 키우기도
건선·건성, 모두 피부에서 발생…다만 증상·의미는 전혀 달라
이석증·이명, 귀에서 발병되는 질환…연관성 전혀 없는 병들
‘기운없다’·‘피곤하다’, 각각 근육·장기서 발생…증상도 달라
세상에는 비슷한 이름 때문에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질환이 많다. 게티이미지뱅크

 

세상에는 비슷한 이름 때문에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질환이 많다. ‘건선’과 ‘건성’, ‘이명’과 ‘이석증’, ‘기운없다’와 ‘피곤하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몸에 나타나는 증상까지 비슷하면 아예 그 병으로 지레짐작하고 병원에 가서 엉뚱한 병명을 이야기하는 바람에 진단과 치료가 달라져 병을 더욱 키우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환자는 자신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정확히 짚어서 병원에서 의사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짐작만으로 자신의 병을 판단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람들이 혼동하는 단어 중에 ‘건선’과 ‘건성’이 있다. 둘 다 피부와 관련된 단어들이라 더욱 혼동하기 쉽다.

 

건선은 흰색의 각질이 덮인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수분과 피지의 분비가 적어서 각질과 주름이 잘 생기는 건조한 피부를 의미하는 건성피부와는 전혀 다르다.

 

건선은 흰색의 각질이 덮인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피부가 건조한 피부 건조증과 달리 피부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해 발생한다. 특히 우리 눈에 보이는 피부뿐만 아니라 관절에도 침범하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협심증 발병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신 질환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건선은 과도하게 긁거나 때를 지나치게 세게 미는 등의 자극, 춥고 건조한 환경 등으로 인해 악화되는 질환이다.

 

또한 ‘이석증’과 ‘이명’도 귀와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에 많이 헷갈리는 단어다. 하지만 이 두 질환도 전혀 다르다.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정미 교수에 따르면 귀의 가장 안쪽 부분인 내이의 타원주머니(난형낭) 모양 속에 들어있는 작은 돌조각을 ‘이석’이라고 부른다. 이석은 탄산칼슘으로 이뤄졌으며, 몸의 움직임에 따라 타원주머니 안에서 움직이며 뇌가 신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이석은 타원주머니 안에 있지 않고 잘못 이동해 반고리관 안으로 빠져 굴러다니면서 전정신경을 자극해 극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를 ‘이석증’이라고 한다. 이탈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이석정복술을 통해 치료하는 게 제일 효과적이다.

 

이명은 외부로부터 소리 자극이 없는데 귀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를 듣는 것을 말한다. 이명은 난청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귀 질환이 없어도 과로나 정신적 충격, 스트레스를 겪은 후에 발생할 수 있다. 또 특수한 이명의 경우 근육 또는 혈관 이상이 원인이 된 경우도 있다. 이명은 약물치료, 이명재훈련치료, 소리치료를 복합적으로 이용한다.

 

이와 함께 사람들이 똑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문장 중에 ‘기운없다’와 ‘피곤하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두 문장은 의미가 전혀 다르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에 따르면 ‘기운없다’는 말은 근육의 힘이나 근육량이 줄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반면 ‘피로’와 ‘피곤하다’는 말은 몸의 기능 즉, 심장․폐․간․신장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 것을 말한다. 

 

이 두 문장은 의미는 서로 다르지만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서로 연관이 돼서 나타나기도 한다. 피로를 유발하는 질환이 오래되면 결국 근육의 힘이나 양을 줄어들게 하기 때문에 오래된 피로로 인해 기력이 없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증상은 해결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보통 ‘기운이 없으니 근육을 키우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순수한 의미의 근육량이나 근력 감소면 ‘근감소’증 치료 즉, 영양보충이나 운동을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피로가 쌓인 것이라면 기저질환 치료나 관리를 해야 한다. 피로를 유발하는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근감소증을 치료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영양 섭취를 하게 되면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