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완전한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서 그런 의혹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뒷담화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계약조건에 따른 최대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고 유럽 각국이 요구한다면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공급 확대) 요청을 거부하는 일은 없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노르트 스트림 2는 “상업적 프로젝트”라고 했다. 정치·외교적 배경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가스관이 가동되면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완화될 것임을 100% 확신한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지난주 WTI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선을 뚫었을 정도로 가파른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러시아 등 산유국은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연가스 대금을 가상화폐로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상화폐는 아직 불안정해서 에너지원 지불수단이 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는 “선거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헌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