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우리 사회의 정치 갈등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초유의 ‘의사당 난동’이 벌어진 미국만큼이나 정치 양극화의 골이 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의 종교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13일(현지시간) 미 여론조사 전문업체 퓨리서치센터는 17개 선진국 1만8850명을 대상으로 다양성과 갈등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다양성은 사회에 긍정적이다’라는 응답률이 모든 나라에서 4년 전보다 증가했다. 인종, 종교, 민족 구성이 다양해지는 것을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한국인이 두 번째로 심각하다고 본 갈등은 종교 갈등이었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 간 갈등’에 대해 61%가 매우 심각하거나 심각하다고 답했다. 프랑스(56%)나 미국(49%), 독일(46%)보다 훨씬 높다.
다른 민족·인종 간 갈등과 도농 갈등도 정치나 종교 갈등만큼은 아니지만 심각하다는 응답률이 높은 편이었다. 한국인 57%는 민족·인종 갈등이 심각하다고 봤는데, 이는 난민 유입 이슈가 있는 이탈리아(57%)나 독일(55%)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도농 갈등도 43%가 심각하다고 답해 프랑스(4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정치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봤지만 그 비율은 각각 39%와 33%, 69%로 한국에 비해 훨씬 낮았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인은 미국인만큼이나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고 봤고,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며 “종교 갈등도 여느 아시아 국가와 달리 심각하다는 응답률이 매우 높은 ‘아웃라이어’(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것)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