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은 간에 발생한 염증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을 일컫는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염은 유형에 따라 A형, B형, C형 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가 발견된 순서대로 알파벳이 붙여졌다. 환자가 많은 순서는 B형, A형, C형 순이다. 특히 B형, C형 간염은 간암 발생의 80%에 영향을 미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간염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는 20일 ‘간의 날’을 앞두고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의 도움을 받아 간염의 A, B, C를 O, X 퀴즈로 정리해 본다.
◆간염은 백신으로 모두 예방 가능하다? NO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없어 예방법이 따로 없다. C형 간염은 간암 발병 원인의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C형 간염의 치료는 어려웠지만 다행히 최근에 효과적인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들이 개발돼 이제는 8∼12주만 약물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가 되고 만성화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면 A, B형 간염의 경우 백신이 존재한다.
심주현 교수는 “A형 간염 백신은 6∼12개월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하는데 방어항체 양성률이 2회 접종 후 거의 100%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항체 검사는 필요 없다”며 “B형 간염 백신의 경우 백신을 3회 접종받으면 성인은 90% 정도에서 적절한 표면항체가 생성된다. 혈액투석 환자, B형 간염 환자의 가족, B형 간염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 등은 백신 접종 후 1∼3개월째에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생만 신경써도 간염을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하다? YES
A형 간염의 경우에 맞는 얘기다. A형 간염은 보통 대변에 오염된 쓰레기를 손으로 만지거나 A형 간염이 유행하는 지역에서 수입된 동물을 다룰 경우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A형 간염은 약 4주 정도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몸살이나 식욕 감소를 비롯해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가 나타난다. 눈이 노래지는 황달이나 소변 색이 짙어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음식물 섭취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식사 전후와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음식물을 충분히 끓여먹어야 한다. 85도 이상에서 1분만 끓여도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라진다.
◆간염은 간암으로 이어진다? YES
B형, C형 간염을 오래 앓게 되면 간의 정상 구조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초래되며 그 후유증으로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B형, C형 간염은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2위인 간암의 발생 원인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B형 간염의 예방접종이 강조되는 이유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의 엄마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는 수직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B형 간염 예방접종과 면역 글로불린을 같이 주사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하며 필요 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만성 C형 간염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간염은 A, B, C형밖에 없다? NO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낮아 D형, E형 간염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D형 간염의 경우 B형 간염이 있는 환자에서 D형 간염이 중복하여 걸릴 수 있다. E형 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덜 익힌 야생고기나 피 등을 먹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심주현 교수는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멧돼지 담즙이나 노루 생고기를 먹고 E형 간염이 발병한 사례가 보고됐다. E형 간염은 2020년부터 2급감염병으로 지정돼 월평균 약 30건의 신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