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정보국 “北, 핵실험 재개할 수도”

“비핵화에 안맞는 활동 계속 관찰돼
2022년 탄도미사일 발사시험 가능성”
비건 “김정은, 世銀 몰라” 일화 소개
북한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지난달 28일 발사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지하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미군 정보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 북한 군사력’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7년 이후 핵실험을 전혀 하지 않았고 대량살상무기(WMD) 시설 일부를 가역적으로 해체했지만, 2019년 중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2020년 다탄두 탑재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 등 완전한 비핵화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북한의 활동을 계속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 지도자들은 핵무기를 체제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이 운반수단 폐기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에 관해 합의·이행하지 않는다면 핵무기·탄도미사일·장사정포 등 군사 전 분야를 성장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실험장을 재건 또는 신설한다면 무기 역량 검증을 위해 추가 지하 핵실험을 할 수 있고, 신형 고체연료추진 미사일의 성능 향상 목적에서 내년에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DIA는 종합적으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향후 수년간 여러 영역에서 군사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며 “미국을 포함한 원거리 적을 핵무기로 타격할 수단이 되는 무기 개발·시연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2019년 북한에 세계은행 가입 의향을 물었으나,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세계은행이 뭐냐”는 반문이 나왔다는 일화를 15일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 북한경제포럼에서 소개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했을 때 비핵화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의 하나로 이를 제시했으나, 정작 북측은 세계은행의 존재나 가입 의미 등을 몰랐다는 것이다. 비건 전 부장관은 남북 핫라인 복구 등 최근 북한의 행보가 “세계와 다시 관여할 것임을 시사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인센티브의 적절한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