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북 익산의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은 투어 사상 처음으로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을 매겨 순위를 가린다. 같은 타수라도 버디가 많은 선수가 훨씬 유리해 공격적 플레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정민(29·한화큐셀)이 5년 7개월의 기다림 끝에 대역전극으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며 ‘초대 공격골프 여왕’에 오르며 통산 9승째를 챙겼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8점 뒤진 단독 8위였던 이정민은 이날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9점을 획득했다. 최종합계 51점을 만든 이정민은 47점인 안나린(25·문영그룹)을 4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6년 3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긴 슬럼프를 떨쳐내는 감격적인 우승으로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이정민의 상금 랭킹도 7위(5억3199만원)로 껑충 뛰었다.
이정민은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7개를 몰아쳐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특히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가 결정적이었다. 9번 홀까지 버디 3개에 보기 1개에 그쳤던 이정민은 10번 홀(파5) 버디에 이어 12∼13번 홀 연속 버디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정민은 16번 홀(파3)에 이어 17번 홀(파5) 버디로 1점차 다독 선두로 올라섰고, 18번 홀(파4)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3라운드에서만 버디 10개를 잡으며 단독 선두에 나서며 시즌 7승 가능성을 높였던 박민지(23·NH투자증권)는 마지막 날에 버디는 4개밖에 못 잡고, 6번 홀(파5)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5점만 추가해 그쳤다. 이로써 45점으로 장수연(27·동부건설)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친 박민지는 사상 첫 시즌 상금 15억원 달성에 600만원을 남겨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