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에 맞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를 ‘국기 문란’ 프레임으로 몰아넣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권은 태스크포스(TF) 2개를 동시 출범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민의힘은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연일 부각하고 그 ‘몸통’으로 이 후보를 지목하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尹 ‘고발 사주’에 부인, 장모 사건으로 전선 확대 나선 與
이처럼 윤 후보를 겨냥한 총공세를 펼치는 배경엔 ‘대장동의 늪’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여당의 고심이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 평가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이 대선 정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상황에서 어떠한 공격도 ‘결정타’로 작용하지 않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야권의 대장동 공세에 맞서 이번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주장을 펼치며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도 출범시키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약발이 통하지 않는 형국이다.
◆野, 대장동 의혹에 집중… 李에 “적반하장식 궤변” 질타
국민의힘 역시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를 중심으로 연일 이 후보와 대장동 의혹 간 연결고리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다만 잔뜩 벼르던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결정적 한방’ 없이 외려 이 후보한테 ‘멍석’만 깔아준 꼴이 돼 공세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20일 열리는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이 후보가 다시 출석하는 만큼, 전열을 재정비해 대장동 의혹의 문제점과 이 후보의 책임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전선을 확대하려는 여당에 맞서 대장동 공세에 당력을 기울여 이번 의혹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 몸통’이라는 프레임을 전면에 앞세우며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전날 국감 답변을 두고 “적반하장식 궤변 대행진”이라는 등 맹비판을 쏟아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 후보의 답변 태도는) 국민을 비웃고 조롱하는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의 비웃는 모습을 보면서 사이코패스를 보는 듯한 섬뜩함을 느꼈다는 국민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자조 섞인 한탄도 터져 나왔다. 전날 국감에 나선 자당 행안위원들이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해갔어야 하는 것 아니냔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솔직한 말로 어제 국감은 ‘이재명 압승’ 아닌가”라며 “그다지 날카로운 인상을 남긴 의원도 없고, ‘팀플레이’도 없었고, 헛발질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윤희숙 의원이 그리워지더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모든 (국감) 자료 제출이 거절됐고 증인·참고인도 없이 선수(이 후보)와 심판(행안위원장)이 일심동체인 그라운드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토위 국감 전략에 대해 “우리 당 국토위원 중에 부동산 개발 전문가들이 많이 있어서 아무래도 행안위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며 “대장동 개발과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 후보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드러내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