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어떻게 믿나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자신을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임상시험 기간이 길지 않은 백신은 믿을 수 없다”며 “백신 접종은 개인의 자유 영역이니 앞으로도 맞을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서 이상하게 봐 괴롭다”고 토로했다.
오는 주말 백신 접종 완료율의 인구의 7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드(with) 코로나’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백신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자들이 바이러스 입자를 방출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접종 시 이상반응을 느껴 향후 부스터샷은 맞지 않겠다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평소 몸이 약한 편이었는데 백신 접종을 하고 며칠 동안 몸이 아파 크게 고생을 했다”며 “주변에서 다 맞는 분위기여서 등 떠밀리듯 맞았지만, 또 맞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 부스터샷을 시작한 의료계 종사자 사이에서도 일부는 부스터샷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근무 중인 김모(27)씨는 “1·2차 접종을 하고 고열을 겪기도 했고, 올해 3번이나 백신을 맞고 싶지는 않아서 이번 부스터샷은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백신 접종자 위주로 인원 제한 등의 조치를 풀고 있는데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들 사이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한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미접종자들의 접종을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년 독감 백신을 맞듯 코로나19도 추가 백신 접종을 피할 길이 없다. 백신이 치명률과 감염률을 낮추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알레르기나 지병이 있는 등 백신을 맞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 많은 이들이 맞는 것이 중요하다. 미접종자에 대해 지속적인 접종 유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현재는 접종자가 어떤 증상을 느낄 때 의료진이 어떻게 조치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접종 후 이상증상을 느끼고 병원에 가더라도 의사가 제대로 조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불신만 쌓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백신 부작용에 대해 폭넓게 받아들여서 연구하고, 다양한 증상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불신론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