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의 압력으로 사퇴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황 당시 사장은 2015년 2월6일 집무실로 세 번이나 찾아온 유한기 개발본부장으로부터 14차례나 사표 제출을 강요당했다. 황 전 사장이 “(사표를)내주에 내줄게”라고 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라고 독촉했다. 그럼에도 황 전 사장이 거부하자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닙니까. 시장님 얘깁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개입을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약 40분 분량의 사표 독촉 녹취록에는 이 후보가 7번, 정 전 실장이 8번,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11번 언급됐다. 황 전 사장과 유 전 본부장을 박살낼 수 있는 사람은 이 시장밖에 없다. 인사권자인 이 시장의 지시 없이, 아랫사람이 사장에게 사표를 종용하는 게 말이 되나. 더구나 그날은 대장동 사업 민간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었고, 성남도공이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일주일 전이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사업의 수익 배분 방식을 놓고 유동규씨와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 작성 당사자가 이 시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모든 게 우연히 이뤄졌을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