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서 해방시킨 공로 길이 남을 것”… 野, 박정희 묘역 참배

‘10·26’ 42주기 맞아 일제히 참배
경선주자들 막판 표심 확보 주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앞줄 가운데)와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들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대권 주자들이 10·26사태 42주기를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기리며 경제성장을 이끈 공로를 강조했다.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원희룡·유승민·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는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묘역으로 이동해 분향과 묵념을 했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용태·배현진·정미경 최고위원, 서범수 당대표 비서실장,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임승호 대변인 등도 동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참배했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도 오후에 별도로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방명록에 “바르게 정치하겠습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라고 쓴 이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산업화 발전에 헌신한 박 전 대통령을 기리는 저희의 전통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 당에선 적어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있어 다른 의견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당원 하나 할 것 없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산업화와 자주국방을 거쳐 선진국의 기반을 닦게 했다”며 “미래에서 온 박정희 같은 혁신가라면 국민들에게 무슨 희망의 열쇠를 줄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당시(1979년) 수도경비사령부 현역병으로 10·26, 12·12를 다 겪었다고 설명한 유 후보는 “수천 년 가난과 보릿고개로부터 우리 국민을 해방시킨 그 공로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 후보는 “10·26 때 시청 앞에서 운구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봤다”며 “그때 대부분 시민이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참 비극적인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최빈국인 대한민국을 오늘날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기초를 놔주신 분”이라며 “그분의 통찰력과 안목으로 한국이 산업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해 10·26 41주기에도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당시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묘역을 찾았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참배 외에 별다른 일정 없이 각자의 방식으로 경선 막판 표심 확보에 주력했다. 홍 후보는 당내 주자 중 자신이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를 등을 연달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밴드웨건(대중이 투표나 여론조사 등에서 뚜렷한 주관 없이 대세를 따르는 것) 효과를 노렸다. 안보·국방 공약도 발표했다.

 

윤 후보는 현역 의원 7명을 추가로 영입해 ‘세 불리기’를 이어가는 한편, 이날 밤 캠프 공동선대본부장과 시도 선대위원장, 실장급을 긴급 소집하는 등 조직 다지기에 매진했다. 원, 유 후보는 방송사 인터뷰와 유튜브 출연 등 ‘공중전’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