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주요 언론은 군인 시절의 이력, 정치인으로의 변신, 대통령 재임 시절의 공과 등을 다루며 26일 세상을 떠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 군부 지원을 받은 마지막 대통령이라며 공산권 적대국가들과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정을 용인했으나 반란, 부패로 감옥 신세를 진 인물이라고 전했다. NYT는 “그는 권위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에 다리를 놓았고, 한국은 유혈혁명을 겪지 않고 그 과정을 통과했다”는 한국외대 이정희 교수의 평가를 인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이 독재에서 민주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논쟁적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외교정책과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낸 첫 번째 대통령”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러시아의 일간 코메르산트는 “소련 지도자와 악수를 한 최초의 한국 대통령이었다”고 보도했다. 국영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소련을 비롯해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수교한 것”을 업적으로 꼽았다.
독일 dpa통신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는 것을 도운 뒤 그를 계승한 인물”이라며 “1987년 민주화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나자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한 뒤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