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한국프로축구 1부리그)의 파이널라운드는 정규리그 33라운드를 마친 뒤 상위 6개팀과 하위 6개팀을 나눠 한 번씩 더 맞붙는 제도다. 포스트시즌이 없는 프로축구에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의 짜릿함을 더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다만, 정규리그 성적을 그대로 안고 경기를 치르는지라 팀간 승점차가 촘촘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흥미가 덜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2년간 이 파이널라운드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선수권 경쟁을 펼쳐준 덕분이다. 결국 2019시즌과 2020시즌 모두 시즌 마지막 경기가 돼서야 우승팀이 정해졌다. 당연히 파이널라운드가 펼쳐지는 5주동안 K리그팬들은 두 팀 간의 살얼음판 우승 경쟁을 만끽했다.
여기에 더욱 자신감에 불태울 수 있는 이유는 최근 2시즌 동안의 우승 경쟁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점 때문이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K리그1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이 갖고 있는 우승 DNA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2009년부터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마다 조금씩 쌓이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올해도 최선을 다해서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전북에 새로 합류한 뒤 공수의 완벽한 지휘자로 자리 잡은 미드필더 백승호(24)도 “우리는 위기 때 이를 극복해내는 노하우가 있는 팀이다. 꼭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장담했다.
지난 2시즌 간 파이널라운드 경쟁에서 우승을 내준 울산은 “올해는 다르다”고 다짐한다. 울산은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대신 바코(28)를 필두로 한 화려한 2선 자원들로 이를 메웠다. 현재 부상으로 빠져 있는 측면 공격수 이동준(24)이 복귀하면 울산의 화력은 더욱 강력해진다. 수비 역시 탄탄한 데다 리그 최고 골키퍼 조현우(30)의 존재도 든든하다. 이런 강력한 선수단에 더해 올 시즌 새로 부임한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이 더해져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팀 분위기도 바꿔냈다고 자신한다. 홍 감독은 “매년 가을만 되면 팀이 미끄러졌지만 올해는 그때와 다르다. 선수들도 바뀌었고 팀의 문화도 바뀌었다. 파이널라운드에서 반드시 징크스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주장 이청용(33)도 “마지막 순간 늘 약해졌던 울산의 이미지를 꼭 바꿔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