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김 이사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세상 밖으로 끌어낸 인물이다. 여행사를 운영했던 고인은 부산으로 기생관광을 오는 일본인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처음 접했다. 이를 계기로 1991년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를 설립했고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알리는 데 진력했다.
대중적으로는 관부(關釜)재판을 이끈 영화 ‘허스토리’ 주인공의 실제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관부재판은 1992년 12월 근로정신대 피해자 7명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3명 등10명의 할머니가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첫 재판이다.
김 이사장은 2004년 부산 수영구에 부산지역 첫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인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열었다. 이곳에는 김 이사장이 30년 넘게 직접 모은 위안부 관련 문서와 신문 스크랩, 재판 기록 등 1000점 넘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김 이사장의 유가족 측은 부산시 등과 협의해 다음 주 ‘민족과 여성 역사관’에 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1일 오전 10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