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을 앞두고 영업제한이 풀려서 다행이죠.”
1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술집은 분주한 분위기였다. 주류업체 관계자들은 트럭에 실린 맥주 박스를 서너 개씩 등에 지고 날랐고, 주방에는 20개가량의 맥주 박스가 차곡히 쌓였다. 식당 관계자는 “이날부터 영업제한이 완화돼 주문량을 늘렸다”며 “그동안 장사가 잘 안 돼 힘들었는데 이제 상황이 좀 나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원제한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로 늘어나면서 미뤄왔던 저녁 약속을 잡는 사람도 많았다. 직장인들은 그동안 못 했던 회식 약속을 잡기도 했다. 정모(40)씨는 “팀원이 10명이라 올해 들어서 한 번도 회식을 한 적이 없었는데 다음 주 저녁에 회식하기로 했다. 막내 직원에게는 거의 1년 만의 첫 회식”이라며 “인기 많은 식당은 벌써 예약이 차 있었다. 재택근무도 끝났고 이제 진짜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1)씨도 “이전까지는 식사도 매번 나눠서 먹고, 누가 백신 접종을 했는지를 늘 고민해야 했는데, 이제 대부분 백신 접종도 완료해서 편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 식당은 주로 직장인 손님이 많은데 그동안 인원제한 때문에 저녁 예약이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며 “이번 주는 확실히 지난주와는 다르다. 회식을 하는 곳이 많은지 예약이 벌써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34)씨는 “이전에도 방역조치가 완화됐을 때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경험이 있어서 걱정되는 부분도 많다”고 했다.
◆방역패스는 ‘차별’ 목소리도
이날부터 노래연습장과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백신 접종자만 출입 가능한 ‘방역패스’가 적용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15년 넘게 헬스장을 운영한 B씨는 “어제도 방역패스와 관련해 10명 넘게 문의가 왔다. 백신을 안 맞았으니 잠시 쉰다는 이들이 많았다”며 “영업시간만 제한했던 지난달보다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사우나 사장도 “월세도 못 내고 망해가는 상황인데 제한조치를 완화하기는커녕 백신을 맞은 사람만 오라고 하니 더 어려워질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목욕탕과 헬스장에서는 출입자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합회는 3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기로 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신부들의 불만도 컸다. 이날 임신·출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역패스에 대한 비판글이 줄을 이었다. 현재 임신 15주차라는 한 이용자는 “매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도 없는데 방역패스 도입으로 임신부가 사회적으로 더 소외당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