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월세 내기도 빠듯해져 추가로 대출을 받으려고 합니다. 이미 은행권 대출이 있어 제2금융권으로 알아봤는데 금리가 모두 연 15∼16%대였습니다. 높은 이자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 10∼12%만 되어도 좋겠는데 방법이 없을까요.”(포털 카페 ‘채무해결커뮤니티’ 사연 중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2000만원 정도 대출을 받으려고 합니다. 지금도 매출이 바닥이어서 금리가 1%라도 낮은 곳을 추천 받고 싶습니다.”(포털 카페 ‘금융사이다’ 사연 중에서)
정부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금융권 대출을 조였다지만, 유탄은 자영업자들이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공개한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속에 금리 상승과 대출 옥죄기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짚었다. 오윤해 연구위원이 신용평가사 자료를 토대로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444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이들의 대출 잔액은 98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사업자대출이 572조6000억원이고 가계대출은 415조9000억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12월 말 대비 173조3000억원(21.3%)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일반가계 대출 증가율(13.1%)의 1.6배나 된다.
대출의 질도 나빠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권에서는 하락했지만, 비은행권에서는 계속 상승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이후 캐피탈·카드·저축은행에서 개인사업자 가계대출 증가율이 많이 올랐다. 사업자대출 역시 고금리 업권에서 상승했다. 한은 국감자료를 보면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1분기 110만9000명에서 올해 2분기 140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시중 금리 인상은 2030세대의 ‘빚 폭탄’ 뇌관으로도 작용할 조짐이다.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저금리 기조가 시작된 지난해 1분기 이후 20대와 30대의 가계 대출은 눈에 띄게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 연령대별 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0대가 무려 30.5%에 달했고, 30대도 14.4%를 기록해 40대(3.5%)와 50대(0.6%)를 압도했다. 이후 2030세대의 대출 증가율은 올해 2분기까지 계속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시중 금리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밖에 없고 이들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