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첫날, 자영업자들 “이번 주 예약 꽉 차”… 배달업은 울상 [밀착취재]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 해제… 밤늦도록 번화가 곳곳 활기
인원제한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완화돼 회식도 부활
술집들 다시 붐비고 유명 식당선 대기·예약 경쟁 벌어지기도
배달 위주 영업장은 “매출 오히려 떨어졌다” 울상도
서울 중구 을지로 호프 밀집지역이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2년 만에 가게 앞에 대기 줄이 생겼습니다. 간만에 정말 바빠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게 체감이 됐습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날인 1일 오랜만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과 시간제한이 완화되며 손님이 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대기 고객이 생겼고 매출도 껑충 뛰었다. A씨는 “그만뒀던 직원들도 다시 불러 일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며 “오랜만에 바쁘게 일하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일 자영업자들은 전날 시작된 위드 코로나로 드디어 숨통이 트일 기미가 보인다며 안도했다. 특히 번화가와 대학가에서 식당이나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날 저녁 매출이 크게 올랐다며 반색했다.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진 덕에 전날 서울 시내 곳곳의 번화가는 밤늦게까지 활기를 띠었다. 그간 야간 영업시간 제한으로 특히 어려움을 겪어온 술집들은 간만에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이어갔다.

 

서울 용산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전모(44)씨는 “(어제) 기존 영업시간이던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했고 매출도 잘 나왔다”며 “예상보다 더 손님이 많아서 직원을 충원하려고 급하게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 서면 일대의 한 포장마차 거리에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뉴스1

인원 제한 완화로 회식 등이 늘면서 일부 유명 식당에서는 예약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근처의 한 한식주점은 “8일인 다음 주 월요일까지 저녁 시간대 예약이 다 찼다”며 “이후로도 이달 중순까진 이미 단체 예약이 여러 건 잡혀있어 하루에 한두팀 정도 더 받을 여유밖엔 없다”고 했다. 용산구의 또 다른 음식점도 “단체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룸 예약은 이번 주까지는 모두 끝났다”며 “현장에 와서 대기 후 식사할 순 있지만, 어제도 저녁 대기시간이 최장 1시간까지 됐던 터라 오래 기다리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번화가가 아닌 일반 상권의 자영업자들은 아직 위드 코로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포털사이트 온라인 카페에는 “기대만큼 손님이 늘지 않아 실망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기도 했다. 한 자영업자는 “아직 평일이라 위드 코로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건가 생각 중”이라며 “주말이 돼봐야 변화를 알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시간제한이 풀려 모두들 술집으로 간 건지 밥 메뉴를 파는 일반식당은 오히려 저녁 시간 매출이 떨어졌다”고 속상해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도로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 위주 가게들은 위드 코로나 시작으로 오히려 매출이 떨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에는 “오후 5시에 가게 문을 열면 자정까지 보통 배달 주문이 10개 이상은 들어왔는데 어제는 2개밖에 안 들어왔다”거나 “야간·새벽 배달이 매출의 70%였는데 반토막이 났다”, “저녁 시간 배달·포장 주문이 확연히 줄어 그냥 일찍 가게 문을 닫고 퇴근했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전날부터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완화됐다. 유흥업소를 제외한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별다른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6주 간격을 두고 3단계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이행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3일 2단계, 내년 1월24일 3단계 일상회복이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