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누구에게나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고향의 산천과 집, 함께했던 친구와 가축까지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한국인 모두의 고향이 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필자는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는 충청북도 옥천을 꼽고 싶다. 무엇보다 그의 시 ‘향수’가 주는 울림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시의 표현대로 정말 꿈에도 잊을 수 없는 곳이 고향이다. ‘향수’는 정지용이 일본에 유학 갈 때 고향을 그리며 쓴 시로 1927년 ‘조선지광’에 발표됐다. 한가로운 고향의 정경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생생하게 그려낸, 1920년대 모더니즘 시의 대표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정지용은 1902년 옥천에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후 서울로 올라와 휘문고등학교에서 중등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귀국 후 휘문고등학교 교사, 이화여대 문학부 교수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