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대진표' 확정…김건희-이재명 논문검증 '쏠린 눈'

국민의힘이 지난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자당의 대선후보로 지명함에 따라 여야의 유력 후보가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윤 전 총장의 양강구도로 좁혀진 가운데, 교육부가 내년 2월까지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논문 4편과 이 전 지사의 석사논문 조사 계획 등에 대한 검증을 압박함에 따라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민대는 2022년 2월15일까지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재검증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박사학위 논문 외에 대학원 시절 논문 제목의 '유지'를 'yuji'로 표기했다가 논란이 불거진 학술논문 3편에 대해서도 검증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표절 의혹을 산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당초 김씨의 논문이 검증시효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본조사에 착수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교육부는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국가 지원 연구의 검증시효를 2011년 폐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재조사를 지시했다.

 

교육부는 김씨의 논문 4편의 연구부정 의혹 외에도 김씨와 국민대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특정감사도 실시한다고 밝힌 상태다.

 

오는 8일부터 감사에 착수해 김씨 박사학위 수여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나아가 국민대 학교법인이 김씨 관련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진 도이치모터스 주식 24만주를 수익용기본재산을 매입한 경위도 살핀다.

 

김씨가 국민대와 서일대 교원 임용 과정에서 제출한 서울 초·중·고 근무 관련 허위이력에 대한 부분 등 국민대와 김씨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 1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대학 당국이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실질적인 조사에 착수하지 않은 점은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맞지 않는 결정"이라며 "연구검증을 할 수 없는 이유로 아직까지 개정하지 않은 '연구검증시효 5년' 학칙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교육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경고했다.

 

교육부는 올해 특정감사 결과가 나오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특정감사를 받은 고구려대는 약 1년만에 감사결과가 확정된 바 있다.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가 2022년 3월 이전에 나올 경우 대선을 노린 '표적감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대신 이 전 지사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전 지사는 성남시장 선거 후보 시절이었던 2013년 표절 의혹이 불거진 가천대 석사논문 및 학위 반납 절차를 규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천대 측은 지난 2일 교육부에 "검증시효가 지나 부정 여부를 심사할 대상이 아니다"라는 2016년 판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육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4일 가천대에 오는 18일까지 이 후보의 석사 논문과 관련해 논문 검증 실시와 학위 심사 및 수여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조치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한 인사는 "아직은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의 검증 차원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도 "대학 자체 규정과 자율적인 판단이 아닌 재조사를 수차례 압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