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계 ‘태풍급 변화’로 꼽히는 내년 키아프·프리즈 공동 개최를 대비해, 미술계의 준비 움직임이 활발하다. 내년 가을 있을 ‘프리즈 위크’를 대비해 올해 인사동 엔틱&아트페어(IAAF)와 아시아호텔아트페어, 대구아트페어 등이 키아프·프리즈 위성페어까지 내다보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주 전시장 외에 주변에서 열리는 위성페어로 풍성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KIAF)는 한국화랑협회가 끌고 온 20년 역사의 국내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다. 프리즈는 스위스 아트바젤, 프랑스 피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국의 세계적 아트페어다. 아시아 진출을 꾀하던 프리즈가 한국에 먼저 문을 두드리면서 키아프와 프리즈가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서울에서 아트페어를 공동개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서울이 홍콩, 상하이 등을 제치고 아시아 미술 허브로 부상할 기회이자, 아직 세계 시장에서는 미약한 한국 미술 시장으로서는 엄청난 도전으로 미술계는 인식하고 있다. 미술 시장 관련 많은 일정이 내년 키아프·프리즈 공동개최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한 차원에서 준비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성페어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대표적 사례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아트바젤에 나가보면 메인 페어장 말고 주변 지역에 수많은 위성페어들이 열려 세계에서 몰려든 미술애호가들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위성페어장들을 지겹도록 돌아다니며 즐기다 간다”며 “우리 일행도 매해 방문하기 전에 메인 페어 외에 여러 위성페어들 중에서 어디를 갈지 리스트로 서너개를 꼽아두고 특색있는 중소규모 페어들을 방문하는 것이 필수 일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술 관계자도 “마이애미는 인구 40만에 불과한 도시인데 아트바젤 마이애미가 열리는 기간 주변 곳곳에서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열리고 사람들이 기간 내내 머물면서 체류인구가 수백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서울부터 대구까지, 내년 준비에 초점
지난 4일 VIP 오픈을 시작으로 오는 7일까지 일정으로 진행 중인 대구아트페어도 올해 처음으로 키아프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와 공동 주관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유력 화랑들도 대거 내려와 참가했다. 키아프가 서울에 이어 대구 진출을 타진하는 차원에서다. 이번에는 대구아트페어라는 이름 그대로 열리지만, 성과에 따라 내년부터는 ‘키아프 대구’라는 이름을 내걸고 행사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처음 프리즈가 한국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미술계에서는 키아프가 프리즈와 대등한 공동개최자가 아니라 프리즈 위성페어 정도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화랑협회 측은 키아프의 내적, 외적 위상 강화를 위한 다양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대구는 컬렉터가 많기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대구아트페어 첫날 행사장인 엑스코 입구에는 입장시각 전부터 VIP 프리뷰에 입장하려는 관람객 300명이 긴 줄을 섰다.
서울 인사동에서 오는 10일 시작되는 아트페어들도 내년 키아프·프리즈 위크에 위성페어로 자리 잡기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 2021인사동 엔틱&아트페어(IAAF)와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서울 2021(AHAF)가 손을 잡고 1, 2부로 이뤄진 연계 행사로 열린다.
IAAF는 인사동 전통문화 축제로 시작돼 올해로 34회를 맞는 행사인데, 한국 고미술과 민화에 특화된 아트페어로 업그레이드됐다. 다음 달 14일까지 인사동의 북합문화몰인 ‘안녕인사동’과 인사동 문화지구 전 지역에서 열린다. 인사동 문화지구 내에 있는 11개 고미술 업체가 참가한다.
AHAF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의 안녕인사동 센트럴 뮤지엄과 호텔 12, 14층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내년 키아프와 프리즈가 공동 개최되면서 IAAF와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가 위성 페어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며 “프리즈 위크에 풍성하고 다채로운 문화적 부대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