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의 절반 이상이 만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노인 10만명당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서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7.5%이다. 지난해 전체 보행 사망자는 1093명이었는데, 이 중 노인이 628명을 차지했다. 노인 보행 사망자 비율은 2011년 43.2%(2044명 중 883명)에서 2015년 50.6%(1910명 중 919명), 2019년 57.1%(1302명 중 842명) 등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의 노인 보행 중 사망자 수는 2009년부터 10년째 OECD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OECD의 노인인구 10만명당 보행 중 사망자 집계에서 한국은 2018년 기준 11.4명으로 26개 회원국(평균 2.9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한국과 OECD 평균과 격차가 2009년 5.2배에서 2018년 3.9배로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행안부와 도로교통공단은 오는 8∼12일 경찰청, 지자체, 대한노인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지역 27곳에 대한 특별 점검을 벌인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7건 이상의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했거나 노인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곳이다. 부산 부전동 서면교차로 주변(15건)과 서울 상도동 A약국 주변(13건), 충남 공주시 산성동 인근(13건), 전남 여수시 교동사거리 부근(12건) 등이 포함됐다.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1년 중 추운 날씨로 행동이 느려지는 겨울, 하루 중에서는 활동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많이 발생했다. 전체 196건의 사고 중 31.1%인 61건이 11∼1월에 일어났고, 오전 10시∼낮 12시 발생한 사고가 42건으로 21.4%를 차지했다. 39%(76건)는 도로 횡단 중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