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출범,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으로 양자 대결 구도가 뚜렷해진 첫 주말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청년·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접촉면을 넓히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도층 표심에 구애했다. 검언개혁 집회에도 참석해 개혁 선명성을 부각하며 여권 내 입김이 센 당내 강경파와 핵심 지지층 관리에도 나섰다.
이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내는 모든 서러운 삶들과 함께 이번 대선을 치르겠다”고 적었다. 그는 22세 청년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간병하다 생활고 속에 결국 아버지를 숨지게 한 사건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왜 정치를 하는지, 국가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각오를 다진다”고, “희망 잃은 청년을 구하기 위해 포퓰리즘이 필요하다면 포퓰리즘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주말 동안 쿠팡플레이의 SNL코리아 ‘주 기자가 간다’ 코너에 출연해 곤란한 질문을 너털웃음으로 받아내며 대중적 친화감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코너 속 양자택일 질문 중 ‘휴가 때 보고 싶은 영화’의 선택지로 ‘여배우 스캔들’의 당사자 배우 김부선씨가 출연한 ‘말죽거리 잔혹사’와 성남 대장동 비리 의혹과 맞물려 주목도가 높아진 영화 ‘아수라’가 나오자, 이 후보는 폭소와 함께 “아수라가 더 재밌었다”고 답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하겠느냐는 질문엔 “너무 어렵다”면서도 “정치 구도를 생각하면 이 전 대표를 먼저 건져드려야겠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 배우자와 결혼하기’와 ‘대통령 되기’ 중에선 “저는 제 아내와 결혼하고 싶은데 제 아내는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상처가 좀 많다”며 “그래서 반드시 다시 결혼해야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대담에 참석해 검언개혁을 주요 과제로 규정했다. 그는 언론개혁과 관련해 “언론개혁을 하지 못한 피해를 제가 요새 아주 온몸으로 받고 있다”고, 검찰개혁에 대해선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언급하며 “이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대담 진행을 맡은 김민웅 경희대 특임교수가 “이 자리에 올 때 당에서 유불리 논의도 있었던 모양”이라며 이번 집회 참여가 중도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언급하자, 이 후보는 “우리 식구들은 믿어줄 것이다. 거기에만 끊임없이 매달리면 원정이 불가능하다”며 여권 강성 지지층이 바라는 개혁과 중도층 사로잡기를 동시에 추진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