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대출의 희소성’을 무기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은행들은 대출 증가율을 전년 말 대비 6% 밑으로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맞춰 대출량을 조절하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지난 8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향됐고, 대출 금리 기준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지난 8월 말 1.891%에서 10월 말 2.656%로 두 달 새 0.765%포인트 높아지는 등 지표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자가 높아지는 요인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우대금리까지 축소하며 예대마진 차이를 키우는 건 은행의 장삿속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이자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16%, 적금은 1.36%로 1월 말 대비 각각 0.31%포인트, 0.2%포인트 올라, 예대마진이 더 커졌다.
직장인 김모(39)씨는 “최근에 대출을 연장했는데 1년 전보다 대출 금리가 0.8%포인트 가까이 올랐다”며 “기준금리 대비 너무 올랐다는 생각은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은행에서 제시한 금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윤모(26)씨는 “지난달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3.21%였다”면서 “지난해에 이사를 한 친구들은 2%대 대출을 받았는데 1년 사이 금리가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 8월 대출을 받은 오모(27)씨는 “분할상환일 전에 금리가 몇 퍼센트인지 알려주는 문자가 오는데, 문자를 확인할 때마다 대출 금리가 올랐을까 불안해 심장이 벌렁벌렁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에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불만을 부채질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에 대한 소비자민원은 622건으로 전분기 대비 8.55% 증가했으며, 이 중 여신(대출)에 대한 민원이 268건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