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다고 이것 무조건 섭취하면 안돼…심각한 부작용 유발

프로바이오틱스, 장 건강 개선·면역력 강화에 좋은 유산균
암 등 기저질환자, ‘패혈증’ 유발하기도…각별히 주의해야
유아·노인 등 면역력 저하자들, 똑같은 부작용 유발하기도
중앙대병원 최창환 교수 “전문의와 상담한 후 복용 결정”
장내 유익균을 도와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유산균. 게티이미지뱅크

 

기능성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최근 장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 암 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이를 섭취할 경우 패혈증 등 무서운 병을 일으키는 등 생명에 위협이 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유아나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서도 위와 같은 무서운 질병이 부작용으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섭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화기관인 장에는 인체의 면역세포 중 약 70%가 있다. 또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과 그 반대인 ‘유해균’이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장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우리 몸의 면역력이 강화된다. 이때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도달했을 때 장 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해 원활한 배변에 도움을 준다. 또 장에 매우 많이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면역 작용을 조절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살아있는 균을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드물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흔하다고 알려진 부작용 중 소화기 증상으로는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구역 및 구토 증상이 있고, 간혹 피부 발진이나 가벼운 여드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앙대학교 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 후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균혈증), 장 허혈, 심내막염 등도 보고된 적이 있다”면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이전에 없던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좀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암 환자 같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암과 대장암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알러지성 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급성 췌장염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가 심내막염, 패혈증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을 앓았다는 보고도 있다. 

 

최 교수는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심각한 만성 질환이 있는 등의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한다”면서 “느슨해진 점막 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저질환자는 아니지만 노인과 유아에서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부작용의 발생률이 일반 성인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에서는 패혈증, 간농양 등이 보고된 사례들도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미생물이 포함돼 있는 세균이기 때문에 수술로 소장을 일부 제거했거나 선천적으로 장이 짧은 단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유산균(락토바실러스)이 장내 세균총(미생물 집단)에 변화를 일으켜 혈액이 세균에 감염되는 균혈증을 일으킨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아침 식전에 먹으면 위의 산도가 높아져 유산균을 사멸시키기 때문에 가급적 식후에 먹는 것이 좋고, 급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에도 유산균을 먹으면 병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해 기존 치료법 외의 보조요법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고,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거나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복용을 중단하거나 주치의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각 질병에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의 종류와 용량, 용법, 작용기전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진다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