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1년간 공식 석상에서 국기를 혁명 당시 쓰던 색깔로 바꿔 써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프랑스 라디오 방송 유럽1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색기의 밝은 파란색을 감청색(Navy Blue)으로 변경한 것은 마크롱 대통령이 측근들 조언을 받아 지난해 7월13일 결정했다고 유럽1은 전했다. 미학적 고려도 있겠지만, 1789년 혁명 후 프랑스 공화국이 출범할 때 사용한 짙은 파란색을 다시 씀으로써 혁명의 상징과 연결짓는 정치적 이유가 크다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해 연임에 도전할 것이 유력하다.
국기 색깔 변경을 두고 반(反)유럽연합(EU) 정서와 연결짓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국기의 밝은 파란색은 1976년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이 EU 전신인 유럽공동체(EC) 깃발의 푸른색과 조화를 이루고자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제궁 관계자들은 국기 색깔 변경이 EU에 대한 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입을 모았다. 프랑스는 내년 1월부터 EU 순회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엘리제궁은 그간 국기색 변경과 관련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며, 다른 국가기관에 사용을 지시하지도 않았다. 마크롱의 측근들은 국가의 심오한 상징을 건드리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원치 않았다고 유럽1은 전했다. 새로운 색상이 보기 흉하고 EU 깃발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1976년 이전 색깔에 향수를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 해군 등은 항상 감청색을 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