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의 역설… 은행은 '실적 잔치', 서민·자영업자는 시름

3분기 이자수익 11조6000억 ‘최다’
소비자 “대출금리 올려 폭리” 분통

대출 증가세가 지속함에 따라 국내은행들이 올해 3분기에 이자수익으로 11조6000억원을 거둬들였다. 은행권의 ‘실적 잔치’가 벌어지는 만큼 차주(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며 이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은 올해 3분기에 4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3조5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이자수익이 큰 몫을 담당했다. 국내은행이 3분기에 거둬들인 이자수익은 11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조3000억원이 늘었고,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한 33조7000억원이다.

 

대출 규모가 증가한 가운데 최근 금리 인상도 은행의 이익 확대를 부채질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해 12월 2.05%에서 올해 9월 2.14%로 확대됐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리며 예대 마진을 늘렸다는 의미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대출금리는 이후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는 연 3.31∼4.839%로 집계됐다. 9월 말 연 2.981∼4.53%보다 약 0.3%포인트 상승했고, 6개월 전 대비 상단이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담대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소비자들은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속에 은행들이 잇속만 챙기고 있다며 불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청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는 게시물이 1만4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대출금리 상승이 지나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질의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긴 어렵지만 계속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