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선언과 관련해 한국 및 일본과의 논의가 만족스럽다고 발언했다.
셔먼 부장관은 17일(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종전 선언 및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 등에 관한 질문에 “종전 선언 성명을 둘러싼 문제”를 언급한 뒤 “나는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답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동맹·파트너국가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두고 한 협의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협의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을 향한 대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리는 또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약속을 논의했다”라며 “공개적으로 말해왔듯 미국은 북한을 향해 적대적 의도를 품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어 “영구적인 평화 수립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조건 없이 모든 의제에 관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다만 셔먼 부장관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제재를 부과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는 데 미국과 한국, 일본이 모두 동의했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라고도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해 “이런 사례를 하나하나 지켜본다”라며 “우리는 서로 협력하고 협의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점을 확실히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거론했던 ‘시각 차이’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셔먼 보좌관은 미국과 한국이 시각 차이를 해소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 일본 그리고 관심이 있는 다른 동맹·파트너국가와 협의와 조정을 하고 있다”라고 반복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 협의와 조정을 할 때마다 평화와 안보에 있어 각 나라의 이익, 그리고 전반적인 세계의 이익을 보장하는 좋은 결과를 들고나왔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 차관은 지난 14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 입국 길에 종전 선언 진전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은 연말 국면이고 이제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한·미 간 종전 선언 추진에 이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종전 선언을 제안한 이후 외교부와 국무부, 청와대와 백악관을 중심으로 미국 측과 긴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현재 한·미는 종전 선언 문안에 관해 의견 교환 중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미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아직 북한과는 직접 종전 선언을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국의 종전 선언 논의 참여 역시 한·미 간 협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일 삼국 외교차관은 이날 협의회에서 북한 문제 외에 코로나19 대응 및 팬데믹 이후 인프라 재건, 공급망 회복성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됐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 강화도 거론됐다.
셔먼 부장관은 삼국이 남중국해 등지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국제법 준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성 보장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협의회 뒤 기자회견에는 정작 한국과 일본 차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계속 해결 중인 일부 양자 간 이견이 있다”라며 “오늘 회담과는 관련이 없는 이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