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던 202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서 정규리그 1위 KT가 3연승을 거두며 100%의 우승확률을 거머쥐는 등 2015년 1군 무대 데뷔 이래 7시즌 만에 창단 첫 통합우승에 다가서며 일방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 정규리그 4위였던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승승장구하며 역대 최초 7년 연속 KS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쓰며 기세 드높았지만 결국 KS에서 체력적 한계를 노출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KT는 모든 선수가 적재적소에서 제 몫을 다하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원 팀’의 면모를 보여주며 올 시즌뿐 아니라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강자로 자리 잡을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면 두산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시즌도 KS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내년에도 올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대비된다.
반면 힘겨운 KS를 치른 두산은 올해 이후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당장 7년 연속 KS 진출의 대업을 이뤘던 전력을 내년까지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외야 수비와 공격의 핵심축인 김재환과 박건우가 동시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오게 되는데 두산이 과연 둘 다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팀들도 충분히 탐낼 만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두산이 최근 수년간 많은 FA 선수들을 놓치며 전력이 약해진 가운데 이번에도 다시 선수 붙잡기에 실패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가 두산이 KS 무대를 밟는 ‘라스트 댄스’가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물론 두산이 올해도 곽빈 등 젊은 투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줬고, 오재원 김재호 등 기존 내야 주축들의 자리에 강승호, 박계범 등이 성장하면서 세대교체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외야에도 타격이 좋은 김인태와 수비와 주루 센스가 뛰어난 안권수가 성장하는 등 여전히 화수분의 면모를 어느 정도 보여주고는 있다. 하지만 두산이 이전 만큼 강자로 자리 잡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