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고속도로에서는 눈이 쌓인 길이나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갈 경우 도로 위에서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인 ‘블랙아이스’도 무섭지만, 겨울철 졸음운전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추운 날씨에 졸음운전이라니... 얼핏 들으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겨울철 졸음운전은 당연하게 발생한다. 이는 추운 날씨에 자연스럽게 히터를 틀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사고 통계에 따르면 11월부터 1월까지 3개월간 졸음·주시태만 사망사고 비율은 79.2%로, 3년 평균(69.2%)보다 10%포인트(p) 더 높다.
이 가운데 겨울철 졸음운전에 가장 취약한 운전자는 장거리·장시간 운행이 많은 화물차주일 가능성이 크다. 화물차 가해 교통사고 원인 중 '졸음·주시태만'이 무려 79%를 차지한다. 이는 ‘과속’(9%)이나 ‘안전거리 미확보’(2%)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화물차처럼 물건을 무겁게 적재한 상태에서 정체 구간에서 졸음운전을 하다가 후미 추돌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차량보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최근 3년간 화물차 가해 사망자는 302명으로, 전체 사망자(582명)의 절반 이상인 51.9%에 달한다.
이처럼 겨울철 졸음운전이 심각한 사고를 자주 유발하자 도로공사는 연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 목표를 160명대로 낮추고, 이중 화물차 사망자를 80명 수준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졸음 쫓기’가 가장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도로공사는 화물차 전용 휴게소 21개를 만들고, 2011년부터 전국에 232개소의 졸음쉼터를 운영 중이다. 2023년까지 22개소를 더 증설하기로 했다.
공사는 이에 더해 잦은 장거리 야간 운행하는 화물차 운전자를 위해 현재 47개의 ex화물차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화물차 라운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샤워실, 수면실 등 화물차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시설을 갖춘 곳이다. 연내엔 5곳이 추가 증설된다.
이렇기 때문에 일반 차량 운전자나 화물차 운전자가 장거리 운전을 하게 돼 겨울철 졸음운전을 피하기 위해 1시간가량 히터를 틀면 5~10분은 잠시 히터를 꺼두고 환기를 시켜 잠깐 찬바람을 쐬면서 졸음을 쫓거나 졸음쉼터나 화물차 휴게소 등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피곤을 이겨내는 것도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겨울철 스키장이나 등산 등을 다녀오는 사람들은 자가운전보다는 고속버스나 열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자가운전을 피하는 것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날씨가 매우 추운 날이나 눈이 내려 도로가 얼어붙을 때는 화물차 운전자 등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자가운전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이 같은 겨울철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