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유행성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뿐 아니라 지난해 잠깐 잠잠했던 독감 유행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아들 사이에서 ‘여름 감기’로 불리는 파라인플루엔자가 유행한 것 역시 올해 독감 유행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기침, 콧물, 열… 선별 검사부터? 병원부터?
◆코로나19, 독감 백신 동시접종 가능해
유사한 증상이라 구별이 어려운 만큼 증상 발생 시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받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정지원 교수는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없고 중증 발생 위험이 더 높다”며 “(고열, 기침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이후 병원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했다.
감기와 독감, 코로나19의 또 다른 공통점은 감염경로. 공기 중 바이러스가 접총 등을 통해 눈, 코, 입 등으로 침투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 방역이 이뤄지면서 독감이 급속히 줄었던 것도 이런 이유다. 감염경로가 같은 만큼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감염도 가능하다. 이 경우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정지원 교수는 “(최근 유행한) 파라인플루엔자는 접촉을 통한 감염을 한다. 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전파도 잘 될 수 있다는 환경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발표된 해외 논문에서는 일반 감기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1.2∼2.7이라면 현재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경우 5∼8 정도로, 전염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기에 더욱 철저한 개인 방역과 코로나19, 독감, 폐렴구균 등 적극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독감 예방접종을 권하는 데에는 독감뿐 아니라 폐렴이나 뇌염 등의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접종은 매해 유행하는 독감이 다르고, 백신 효과도 6개월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매년 받아야 한다.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14일이 걸리는 만큼 11월 말까지 받는 게 좋다.
코로나19 백신도, 독감 백신도 안 맞은 사람이라면 동시접종도 가능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등 다른 예방접종을 접종 부위만 다르다면 함께 맞아도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받는 것이 좋다. 허 교수는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은 다양하고, 폐렴구균이 원인인 비율은 25% 내외”라며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직접적으로 코로나19를 막는 건 아니지만, 코로나19 환자에서 이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폐렴구균 폐렴이나 폐렴구균 감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